본문 바로가기

어흥이 일기

[2021.08.11 일기] 30대에 진정한 독립을 하는 중..?

728x90

나는 대학시절 주변에서 과하다 할 정도로 엄마와 친구처럼 잘 지냈다. 매일 전화통화를 했고 2-3일이 지나 통화하게 되는 날은 '왜 이렇게 오랜만이야?'하고 통화를 시작했다. 대학교 때부터 본가에서 나와 기숙사 생활을 했고 취직도 타지로 하면서 엄마와 떨어져 생활한지는 10년이 넘었어도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엄마의 존재는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관계였다.

오늘은 집에서 TV로 영화를 보고 있는데 엄마가 전화가 왔다. 오전에 통화를 했는데 '왜 또 전화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받지 말까 고민을 하다 전화를 받았고, 퇴근길에 엄마는 말동무가 필요했던 것 같다. 무슨 영화를 보는지, 엄마에게도 추천해달라며 이야기를 이어가던 엄마는 나의 단답형 대답에 귀찮아하는 나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엄마가 얼른 전화를 끊어야겠네'라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전화를 끊고나서 불현듯 더 이상 엄마가 내 인생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진심 깊은 곳에서 떠올랐다. 그러면서 내 심정은 지금까지 나를 잘 키워준 엄마를 져버렸다는 데에 대한 죄책감이기도 했고, 미안함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고민이 생겼다. 난 이제 결혼도 했고, 곧 아이도 생겨나는데 엄마가 후순위로 밀려나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인 걸까?

어쩌면 나는 독립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직 온전히 독립하지 못하고 엄마와 함께 살았던 것 같다. 이제 정말 나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있는 성인이구나 하는 깨달음.. 이제 나 정말 새로운 가정을 꾸려서 독립하는 거구나